04/07/23 왕상 20~22장, “나봇의 포도원” Publish on April 07,2023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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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 식구 여러분,
오늘은 고난주간 금요일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다같이 성금요일 예배에도 참석하여, 십자가의 은혜를 함께 나누시길 소망합니다.
오늘 묵상할 본문은 왕상 21장, 나봇의 포도원 사건입니다.
아합이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사건은 그가 심판당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 사건입니다.
1. 아합의 제안
이 이야기는 어느 날 아합왕이 나봇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의 왕이 행차해서 일개 농부를 찾아가서 만난다는 것이 보통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 농부로선 아주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아합왕이 왜 나봇을 찾아갔을까요?
원래 북이스라엘의 왕궁은 사마리아 성에 있습니다.
사마리아 성은 적의 침공에 대비하여 방어하기 좋은 지역이지만, 주변 환경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봇은 이스르엘에 별궁을 만들었습니다.
이스르엘은 사마리아 성에서 북쪽으로 35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갈멜산에서 다볼산 사이에 있는 평야 지역입니다.
아합의 별궁은 상아궁이라 불릴 정도로 호화로운 곳이었습니다(왕상 22:39).
100년쯤 뒤, 북이스라엘에서 사역했던 아모스 선지자도 상아궁을 비판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암 3:15).
특히 이때는 20장에서 아람 왕 벤하닷의 침공을 물리친 이후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 평화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왕은 왕궁을 확장하고자 했습니다.
별궁 주변에 있던 나봇의 포도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합은 그곳을 채소밭(요즘 식으로 말하면, 정원이나 가든)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왕은 엄청난 제안을 했습니다.
포도원을 팔면 더 좋은 포도원을 주든지, 후한 값을 쳐주겠다고 했습니다.
나봇의 입장에선 더 좋은 포도원을 가질 수도 있고,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고, 왕에게 총애를 받을 좋은 기회였습니다.
누가 이런 거래를 싫어할까요?
마땅히 기뻐해야 할 거래였습니다.
2. 나봇의 거절
그런데 나봇은 거절합니다.
“(왕상 21:3) 나봇이 아합에게 말하되 내 열조의 유업을 왕에게 주기를 여호와께서 금하실찌로다.” 하니,
거절하는 이유는,
1) 조상의 유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땅은 하나님이 백성들에게 주셨던 약속의 땅입니다.
이미 여호수아가 정복하기 전에, 경계를 정해서 유업(inheritance)으로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지키는 표징이었습니다.
백성들은 그 땅을 대대로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땅을 팔지 말라 하셨습니다.
(레 25:23)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혹시 팔더라도 50년 뒤 희년에는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했습니다(레 25:24).
그런데 그건 성경 이야기이고, 현실은 달랐습니다.
아합 당시는 바알 숭배가 만연하던 시대였습니다.
주변에 하나님의 법을 따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절이었는데, 나봇은 신실하게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왕 조차도 그 땅을 그저 “포도원”이라 부르고 있습니다(21:2).
왕은 그 땅을 단순히 재산으로, 부동산으로, 경제 단위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한낱 농부는 그 땅을 “하나님이 주신 유산(기업)”이라 부르고 있습니다(21:3).
나봇은 그 땅을 하나님의 언약의 통로로 보고 있습니다.
같은 대상을 보고 있지만, 시각 차이가 엄청났습니다.
2) 여호와께서 금하시기 때문입니다.
나봇은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신앙적인 이유”로 매매를 거절했습니다.
여호와가 금하신다는 것은 하나님이 다시 허락하실 때까지는 결코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부드럽게 말하고 있긴 하지만, 더 강경하게 거절할 수 없는, 최고로 단호한 표현입니다.
내 목숨을 걸고 이런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식으로 하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못한다”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봇은 왕에게도 굴하지 않는 신앙의 소유자였습니다.
3. 이세벨의 계략
아합은 나봇에게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유치하게도 음식을 거절하고, 침대에 앓아누웠습니다.
나봇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하나님의 유산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마음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만, 땅을 팔 수 없다는 것만 남았습니다.
그의 관심은 여전히 땅에만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왕비 이세벨은 이런 모습을 보고, “왕이 지금 이스라엘 나라를 다스리시나이까?” 했습니다.
왕의 역할에 대한 이세벨의 관점을 보여줍니다.
이세벨은 아합이 세상의 다른 왕들처럼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대리통치자”라는 개념에는 전혀 안중에 없었습니다.
나봇을 죽일 계략을 짰습니다.
재미있는 것은요.
나봇이 율법에 근거해서 땅 팔기를 거절했잖아요?
이세벨도 율법을 끌어와서, 율법을 핑계로 나봇을 죽였습니다.
거짓 증인들을 세워서, 나봇이 하나님을 저주했다고 증거하게 했습니다.
장로들도 절차를 가장한 살인에 동참했습니다.
결국 나봇은 신성 모독죄로 투석형을 당해 죽었습니다(레 24).
그리고 아합은 주인 없는 땅을 강탈했습니다(왕상 21:16).
4. 하나님의 심판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합법적인 절차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부를 다 보고 계셨습니다.
아무도 나서지 못할 때, 하나님은 선지자 엘리야를 보내셔서, 심판을 선포하셨습니다.
아합에게는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고 했습니다(왕상 21:19).
이세벨에 대해서도, “개들이 이스르엘 성읍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지라” 했습니다(왕상 21:23).
나봇 이야기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볼 땐, 왕이 포도원을 빼앗은 작은 가십거리 같지만, 아합 가문이 멸망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 수백 명을 죽여도 무너지지 않던 아합 왕가였는데, 한 의인의 죽음이 왕조 멸망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나봇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봅니다.
과연, 그 땅이 목숨을 바칠 만큼 소중한 것이었을까요? 왕에게 땅을 내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봇에게 포도원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었습니다.
평수나 가격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언약을 지켜가는 방편이었습니다.
하나님과 만남과 관계를 이루는 삶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저의 포도밭은 무엇일까요?
혹시 저는 저에게 주어진 포도밭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단순한 소유물이나 재산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그리고 저는 얼마나 예수님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지 돌아봅니다.
나봇의 마음과 시각을 배우기 원합니다.
또한 성도에게 주신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인지도 배우기 원합니다(엡 1:18).
그래서 오늘 성금요일에 더욱 주님의 약속을 바라보고, 주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 속에 살아가기 소망합니다.
https://www.hbible.co.kr/media/bible/addition_info/1ki/1ki_21_16.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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